한국보다 아이를 키우기 더 좋은 환경, 해외에서의 커리어 그리고 워라벨(Work and Balance)을 찾아 많은 분들이 독일이민을 고민합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해드릴 K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에서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10년 넘게 일을 해왔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늘 해외 생활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해외경력은 소위 잘나간다는 사람들은 하나씩 가지고 있는 커리어였고, 대학시절 여러가지 이유로 포기해야만 했던 유학에 대한 꿈을 뒤늦게나마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이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독일 이민을 결심했고, 차근차근 이민준비를 시작했습니다.
1. 철저하게 준비한 이민 계획
K씨가 독일이민을 결심하고 제일 처음 찾아본 것이 바로 선례였습니다. 그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이민을 가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람이 있을까?’ 였습니다. 다행히 여러 독일 커뮤니티 사이트와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과 유사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선례를 찾을 수 있었고, 그 선례에 남겨진 기록을 토대로 어학 기간은 어느정도로 잡아야 하는지, 비자는 어떤 것을 받아야 하는지, 예산은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처음 정착할 도시는 어느곳이 나을지 등등 나름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었습니다. K씨는 받을 수 있는 비자의 기간과 어학원의 공부 기간까지 꼼꼼히 비교하여 월 단위 일정까지 계획하였습니다. 대부분 영어로 회사생활을 할 수 있는 엔지니어 직군과는 다르게 K씨의 직업은 독일어가 꼭 필요한 직군이었기 때문에 K씨는 어학 비자를 통해 입국하여 일정시간을 어학에 집중한 후 구직할 생각이었습니다. 마침내 독일에 입성한 K씨 가족은 미리 세운 계획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다행히 집도 생각보다 빨리 구할 수 있어서 독일어 공부에 더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로 이민을 계획하시는 분들께서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제 직업으로 독일에 취업을 할 수 있을까요?’ 입니다. 그러나 독일에서의 취업은 개인의 역량과 운도 어느 정도 작용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쉽게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K씨의 경우, 자신과 비슷한 직군과 경력으로 독일에 정착한 선례를 미리 학습해 봄으로써 스스로 정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었고, 그들의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노력한 부분들은 이민을 계획하시는 분들께서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예일 것입니다.2. 열정으로 일궈낸 독일 정착
독일에 입성 후, K씨는 본격적으로 독일어 공부에 매진하였습니다. 하루 4시간의 인텐시브 수업은 물론 주어진 독일어 과제와 단어들을 외우는 지루한 하루하루가 반복되었습니다. K씨가 공부하는 동안 아내가 육아를 도맡았습니다. 혼자 육아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았기에, 저녁 식사 이후에 K씨 육아에 동참하였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잠들고 나면 다시 책상 앞에 앉아 계획한 공부를 마칠 때까지 독일어에 매진하였습니다. 이러한 생활이 8개월정도 흐르고 B1를 무사히 마쳤을 무렵, 코로나 바이러스가 독일에도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학원 수업은 잠정 취소되었고, 독일전체는 락다운에 들어갔습니다. 한정된 비자를 가지고 있었던 K씨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져 갔습니다. 그의 원래 계획은 C1 수업까지 끝마친 후 취업과 대학원 진학을 동시에 노려볼 심산이었습니다. 취업이 되지 않는다면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생 비자로라도 더 머무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고, 코로나 사태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B1 정도의 수준으로 취업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K씨에게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K씨 직군의 독일 회사들은 채용을 점점 꺼리기 시작했습니다. K씨는 이대로 두고볼 수만은 없어, 이력서를 들고 자신의 직무로 일할 수 있는 회사에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이러한 열정을 좋게 본 한 곳에서 K씨에게 계약직으로라도 함께 일을 해보자며 제안을 했고 K씨 역시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독일어로 일한다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일을 하면서 자신이 몰랐던 독일어 용어들과 업무의 흐름을 최대한 파악했고, 이는 두달 후 괜찮은 조건으로 이직하고 정착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었습니다.3. 생각과는 너무 달랐던 독일 – 역이민을 결심하다
꿈에 그리던 독일에 안정적으로 정착했지만, 독일에서의 삶은 한국에서 꿈꿨던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독일어로 업무를 보아야 했던 K씨에게 직장은 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해 쓴 웃음을 짓는 일도 빈번했고, 외국인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와 직급의 한계도 피부로 와닿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제법 빠른 시간안에 관리자 직급으로 승진했던 K씨였지만, 이곳에서는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월급도 독일에서 평균 이상으로 받고 있다고는 하는데, 세금과 월세를 내고 나면 모을 수 있는 돈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괴리감은 비단 K씨에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K씨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K씨는 아내가 육아를 하며 지원해준 덕에 독일어를 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아내는 육아에 치여 공부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독일어를 할 수 없으니, 일상생활에서 많은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K씨 가족은 워라벨을 찾아 독일로 왔으나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한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그 무렵, K씨는 독일에서의 직무경험은 다시 한국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는데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K씨는 아내와 오랜 대화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K씨 가족은 지금껏 지내온 독일생활을 긴 여행을 했다고 생각하며 미련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K씨 가족처럼 부푼꿈을 안고 독일에 이민을 와서 성공적으로 정착했지만, 정착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K씨의 사례를 이민 실패로 보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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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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