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새로운 이중 국적법으로 이민자들에게 문턱 낮춰

독일에서 이중 국적법이 변경되면서 이민자들에게 더욱 유연한 시민권 획득 기회가 열렸습니다. 이전에는 비EU 시민들이 독일 국적을 취득할 때 자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했으며, 독일 시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독일 국적자도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2월 2일 독일 연방참사원에서 승인된 새로운 시민권법은 이러한 제한을 완화하고자 합니다. 2024년 1월 19일 금요일에 열린 의회에서 새로운 시민권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법은 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 간의 통치 연합 협정에서 협상하였으며, 기독교 민주당(CDU)과 바이에른 자매 정당인 CSU를 포함한 야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연방 하원에서 과반수의 표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법 시행은 의회 통과 후 적용까지 보통 3개월이 걸리며, 이번 새로운 시민권법은 5월부터 실제 적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운 시민권법은 독일 국적으로 취득하는 이민자들에게 이중 또는 다중 국적이 허용됩니다. 이는 이전에는 EU 국민, 난민, 시민권 취소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의 사람들, 그리고 경제적 또는 개인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허용되었던 예외적인 제도였습니다.또한, 새로운 법 시행으로 해외에서 다른 시민권을 취득하고 싶은 모든 독일인은 독일 시민권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허가를 신청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독일 시민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새로운 시민권법은 기존의 법과 어떻게 다른지 또한 독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살펴보겠습니다.

귀화 과정 단축과 패스트트랙 옵션

새로운 시민권법의 불러오는 첫 번째 변화는 신청자가 독일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 독일에서 합법적으로 살아야 하는 기간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현행법의 8년 필수 거주 대신, 사람들은 독일에서 5년 동안 거주한 후에 귀화를 신청할 수 있게 됩니다. 시민권 취득을 위한 패스트트랙 옵션도 향상되고 있습니다. 독일에 사는 외국인들은 그들이 독일 사회에 잘 통합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더 빠르게 귀화를 신청 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탁월한 업무 실력을 서면으로 인정 받거나 C1 수준의 독일어를 구사하는 경우 6년이 아닌 3년 후에 독일 여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게스트 워커’ 세대의 인정

독일 정부에 따르면, 독일의 8,400만 명 중 약 14%는 독일 시민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 중 약 절반은 10년 이상 독일에 거주 중입니다. 새로운 법의 핵심은 전쟁 후 노동 수요를 채우기 위해 독일에 온 소위 “게스트 워커(Gastarbeiter)”에게 시민권을 보장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게스트 워커로 독일에 온 이민자들은 시민권 시험 및 언어 시험 없이 구두로 독일어 의사소통을 증명한 후에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일하기 위해 과거 동독에 온 소위 “계약 노동자”에게도 같은 규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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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녀를 위한 완화된 규칙

이민자 가정에서 부모 중의 한 명이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녀는 다른 외국 국적의 부모가 그 나라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에 관계없이 시민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부모 모두가 비독일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둘 중 한 명의 부모가 독일에서 8년 이상 살았던 경우에만 시민권을 얻습니다. 새로운 법 시행 후에는 부모 중 한 명이 독일에서 8년이 아닌 5년만 거주한 경우에도 자녀가 독일 시민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법에 대한 기대

독일 내무부 장관은 국가가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숙련 노동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1950년대부터 게스트 워커로 도착한 터키 이민자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으로 전해집니다. 오늘날 약 300만 명의 터키계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독일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 중 절반에 해당하는 약 150만 명은 여전히 독일에서 시민권과 참정권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국가의 시민권법 개혁 이후 특히 터키계 이민자의 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민권법의 시행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

한국은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독일의 새로운 시민권법의 시행은 체감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귀화법의 완화는 귀화 유무와 상관없이 독일에서 체류하는 외국인이 갖는 권리가 확대되고 외국인에 대한 독일 내 공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독일에서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든다면 패스트트랙 옵션의 향상은 특히 독일에서 학업을 마치고 향후 독일에서 직장을 구할 유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또한 독일 사람과 결혼하여 한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경우, 독일인 배우자가 두 나라의 시민권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작성: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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