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독일 총리관저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와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 로베르트 하벡 경제장관이 에너지 비용 지원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화상으로 참석한 숄츠 총리는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00억 유로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세 차례에 걸쳐 에너지 비용을 지원했지만 치솟는 가스비와 물가 상승률을 막지 못했던 독일 정부가 이번엔 어떤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겨울철 가스비를 잡기 위한 ‘방어막’
유럽의 에너지 비용은 배급사들이 참여하는 선물시장에서 도매가가 결정되며, 배급사가 일반 가정과 기업에 공급할 때 판매가는 도매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닌 정부의 개입을 거쳐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배급사들은 러시아발 전쟁으로 인한 도매가 상승과 고물가와 에너지 비용 인상을 막기 위한 정부 규제 사이에서 경영난을 겪기도 하는데, 한 예로 배급사 중 한 곳인 유니퍼는 파산 직전에 국영화 되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2,000억 유로(약 280조원) 지원 패키지는 이처럼 도매 선물가의 급증으로 전가되는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숄츠는 이를 ‘방어막’에 비유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현재 가스 저장시설에 약 90%가량의 가스가 채워져 있으며 이번 겨울 가스 사용에 문제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벡 경제 장관은 “이번 지원책에 따라 가스 할증료가 즉시 철회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가스 소비는 계속해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린드너 재무장관 또한 이번 노르트스트림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해 언급하며 “가까운 시일 내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하며 가스 절약을 당부했습니다.러시아 ‘가스 무기화’에 독일 국민 안심시키기
지난 6월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60% 줄인 이후 독일은 줄곧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스 요금은 지난해보다 3.5배 상승했으며 전기료는 7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더욱이 지난 27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서 폭발 및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하면서 독일의 에너지 안보와 추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된 숄츠 정부의 지원책은 독일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분명한 메시지’였다는 평가입니다.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주지사인 다니엘 귄터는 이번 지원책이 “구체적이진 않지만 어떤 규모로 어떻게 다뤄질지에 대해 언급하여 (국민에게) 위안을 주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니더 작센주의 스테판 웨일 주지사 또한 이번 정부의 ‘방어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가스 할증료를 철회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에 제동을 거는 이번 정책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같은 맥락에서 연방 정부는 실질적이고 신속하게 적용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여기에 “개인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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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인플레에 기름이 될 수도
이처럼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 지출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했습니다. 이미 독일 정부는 에너지 비용 감축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950억 유로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일의 물가와 에너지 비용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지난 9월 물가 상승률은 10%에 육박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영국은 에너지 보조금을 위해 국채 1000억 파운드를 지출했으나 이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파운드화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린드너 재무장권은 이번 지원액은 지난번 유럽 금융위기와 코로나19가 발생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국채로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및 안정화 기금(WSF)을 통해 확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작성: 독일이모ⓒ 구텐탁코리아(//www.gyrocarp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