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가 만연한 독일의 이곳 저곳을 자동차로 여행할 계획라면, 가을에 유독 위험천만한 도로 운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가을에는 습한 날씨와 낙엽으로 인해 도로가 미끄러울 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로 인한 사고 위험율 또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10월부터 해지는 시간이 빨라지면서 늦은 오후에도 도로에 출몰하는 야생 동물을 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운전자와 야생 동물을 동시에 위협하는 로드킬, 그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숲관리원인 얀 메이어-함메는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동물들이 이동 습관을 바꾸지 않기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어두워지기 가을에는 늦은 오후라도 도로 위에 뛰어드는 사슴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동물 찻길 사고로 인한 돌발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합니다.
독일 정유업체 탐오일(Tamoil)의 직영 주유소인 HEM은 지난 8월, 운전자 3천여 명을 대상으로 동물 찻길 사고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도로 위 야생동물 사고에 대해 적절히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으며, 65%는 도로 위 안전표지판이 부족하며, 25%만이 도로주행 교육에서 이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72%는 어두운 시골길을 운전 할 때 로드킬 사고가 걱정되어 평소보다 경계심을 갖고 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응답자의 15%는 사고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으나 평소와 다름없이 운전한다고 답했으며, 5%는 자신의 운전 실력으로 어떠한 긴급 상황에서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4분의 1가량은 실제로 도로 위에서 야생 동물과 충돌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사고를 당한 동물의 절반 이상은 사슴이나 멧돼지와 같은 대형 동물(64%)이었고, 고슴도치나 토끼처럼 몸집이 작은 동물(19%)과 고양이나 개와 같은 애완동물(9%), 새(7%)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멈출까 말까? 올바른 로드킬 대처방법
동물 찻길 사고가 발생하면 차를 정차해야 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35%는 몸집이 작은 동물이나 새와 충돌했을 때는 차를 멈춰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15%는 대형 동물에 한해서만 차를 멈추겠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고슴도치나 다람쥐, 새 등 몸집이 크지 않은 동물과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는 이를 신고할 의무가 없으며 오히려 정차로 인해 다른 차량의 통행이 방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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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대처 방안
로드킬 사고 이후에 대한 대처법에 대해서 응답자의 대다수는 경찰 또는 산림원 관리자 등에게 알리고(97%), 삼각대를 세워 사고 현장을 보존하겠다(93%)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운전자는 동물 찻길 사고가 나면 즉시 경찰에 알려야 합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지역 사냥꾼에게 연락하여 직접 동물을 구하게 하거나 야생 동물 사고 증명서를 발급하도록 합니다. 이에 대해 메이어-함메는 사고 이후 “무엇보다 운전자가 침착함을 유지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비상등을 켜고 안전 조끼를 착용하여 후방 차량이 사고 현장을 인지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전문가는 사고를 당한 “야생 동물이 살아 있다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직접 동물을 만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으며, “자칫 밀렵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니 운전자는 사고 이후 동물을 직접 사고 현장 밖으로 옮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야생동물로 인한 찻길 사고, 누구가 책임지나
다람쥐와 같은 작은 동물이 갑자기 차로 뛰어들 경우, 운전자가 급제동이나 핸들을 급하게 조작하여 주변 차량과 2차 사고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 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9%는 급제동을 한 운전자에게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메이어-함메는 “동물의 크기와 도로 유형, 양 당사자간 운전 행위에 따라 책임소재가 달라지므로, 각기 상황에 맞게 개별적으로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뒤이어 “대형 동물과 충돌했을 경우, 운전자 및 차량 탑승자가 다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특히 “새벽 시간과 해질녘, 늦은 밤, 그리고 안개가 많은 날에는 전방 차량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도로에 갑자기 뛰어드는 사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속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습니다. 작성: 독일이모ⓒ 구텐탁코리아(//www.gyrocarp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