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휩쓴 3년, 세계 각국에서 기본소득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노동 가치 하락과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아이디어였습니다. 독일 역시 부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지난 5월 13일 SPD 소속의 국무장관이자 동부 연방정부 책임자인 카르슈텐 슈나이더(Carsten Schneider)가 기본상속수당(Grunderbe)을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치 및 경제 전문가들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기본상속수당의 개념은 무엇이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요?
만 18세는 2만 유로 지급? 기본상속수당은 무엇인가?
기본상속수당은 만 18세의 모든 독일 국민에게 2만 유로를 지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슈나이더는 불평등 퇴치를 위해 독일에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Funke 미디어 그룹 신문사를 통해 대도시에 대량의 주거 단지를 짓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시인하며, 기본상속수당이 젊은 세대에게 시작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기본상속수당을 주장하게 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기본상속수당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지난해 연방 하원 선거 때부터 언급되었습니다. FDP를 제외한 나머지 당은 고소득자의 소득세와 상위 10%의 상속세를 높여 사회에 재분배해야 한다 주장했기 때문입니다.상위 10%가 부의 67%를 차지,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 독일
독일경제연구소(DIW)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주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독일의 개인 순자산은 불평등이 심화된 상태입니다. 가장 부유한 10%가 부의 67%를, 상위 1%는 부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상위 0.1%가 전체 부의 2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90%의 인구가 부의 31.4%를 나누고 있는 상황입니다. DIW는 불평등의 이유에 대해 덧붙였습니다. 가장 먼저 노인 비율의 증가를 꼽습니다. 부를 축적한 노인들의 수명이 길어지며, 재분배의 기회가 줄어들었습니다. 다음으로 독일의 낮은 주택 소유 비율입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부동산 소유자는 세입자보다 재산을 늘릴 기회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 외에도 높은 저축률로 인한 실질 자산의 손실, 상속세와 재산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 각종 투자 및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 등을 토대로 독일의 불균형한 부의 추세를 설명했습니다.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 강화가 해결책
독일 연방 정부는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중산층의 주택 소유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3년까지 주택 소유 보조금(Eigenheimzulage)을 지원했고 최근에는 건축 자녀수당(Baukindergeld)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연금 제도 개혁과 주택 저축 장려 정책 등을 계획했습니다.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의 자금 규모는 약 40억 유로이지만 대규모 지원 정책에도 효과가 미미하며, 자본과 시간을 갖춘 중산층이 타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분배로 보기 어려웠습니다.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긴급 구호 자금 2022, 누가 언제 받을 수 있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독일의 시름도 깊어졌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매일 새롭게 경신하고 있으며, 일부 상품은 전혀 구할 수...
나는 독일에서 중산층일까?
노동청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의 독일인들은 한 달에 세후 소득 5,000유로 이상 번다면 자신이 꿈꾸는 중산층에 속할 것이라 답변했습니다. 절반의...
부의 재분배, 지니 계수 목표는 최대 7% 하락
앞선 정책들이 지닌 문제로 인해 부의 재분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본상속수당의 개념이 수면 위로 떠 올랐습니다. 정책이 시행된다면 연간 약 75만 명이 최대 2만 유로 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최대 150억 유로가 매년 사회에 분배됩니다. 여러 경제 전문가와 SDP는 기본상속수당으로 부의 불평등이 눈에 띄게 감소할 것을 기대합니다. DIW는 2017년 기준으로 30년간 기본상속수당을 지급했을 때 사회적, 경제적 효과를 측정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인구 하위 50%의 부는 평균 59 ~ 94% 증가하고, 상위 0.1%의 자산은 평균 18 ~ 21% 감소할 수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독일의 지니 계수(부의 분배 지표로, 0은 절대 평등, 100은 절대 불평등을 나타냄)는 34.4포인트로 지난 2019년에 비해 약 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기본상속수당은 결과적으로 최소 5%에서 최대 7%까지 지니 계수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자금 조달, 상위 10%에 더 높은 상속세 부과할 것
취지와 예상 결과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선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운영 중인 정책에 기본상속수당이 더해지면, 연방 정부는 연간 약 225억 유로를 조달해야 합니다. SPD와 녹색당은 상속세와 자산세를 높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해당합니다. 200 ~ 500만 유로를 보유한 기업에 자산 및 주식 관련 세금을 부과하고, 1,500만 유로 상당의 과세 대상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 15% 세율을 적용하는 등 자산 누진세를 적용하는 것입니다.반대하는 FDP와 서독 진영
이번 발표에 좌파 대표 디트마르 바르치(Dietmar Bartsch)는 해당 정책이 동독과 서독의 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신호등 연합의 FDP는 이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해당 정책이 비생산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자유롭게 부를 쌓고, 주택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기존 정책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CDU 역시 해당 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한편, 작센 주 녹색당 의장인 프란치스카 슈베르트(Franziska Schubert)는 정책 아이디어엔 찬성하지만, 주택을 구매하고 불평등 격차를 줄이는데 2만 유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작성:알덴테 도마도
ⓒ 구텐탁코리아(//www.gyrocarp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