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을 떠난 동생을 보며
독일에 살면 어떤 기분일까?
동생이 보내준 독일 산책로
이제 곧 있으면 동생도 독일에서 시험을 보고, 2월쯤 결과가 나올 것 같아. 그러면 잠깐 한국에 들어왔다가 다시 4월부터 독일에서 2년간 지낸다고 하더라고. 독일에서 지내는 기분은 어떨까? 은아 너랑도 매번 연락을 이어오고, 독일 생활에 관해서 물어봤었지만, 동생이 가서 그런지 동생의 독일은 어떨지 너무 궁금하더라. 나도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거든. 왜 학생 때 교환학생 한번 안 갔다 왔는지.. ㅎㅎ 가끔은 후회되기도 해. 외국은 여행으로도 가보고, 회사 일 때문에도 가보긴 했지만 막상 살아보는 건 너무나 다를 것 같아. 은아 네가 가끔 한국에서 생활하던 너와, 독일에서 사는 너는 달라졌다는 표현을 쓰는데… 그게 너무 궁금한 거 있지. 나에게는 외국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나 봐. 은아, 네가 알려준 독일어 단어가 생각 나.동경 Fernweh
독일에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향수. 한국에서 타지에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동경. 향수의 반대말이라고 알려줬지. 정말 나에게는 외국에 산다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어.외국에 살면 새로운 부캐가 생길까?
한국에 살면 주변 사람들이 다 나를 알잖아. 내가 어떤 성격인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어떤 말투를 갖고 있는지 까지도. 가끔은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나를 알고 있어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어. 어느 곳에 가면 나는 굉장히 조용한 성격. 어느 곳에 가면 나는 굉장히 활발한 성격. 그들의 색안경이 나를 만드는 건데, 그들은 내가 조금이라도 다른 행동을 해도 낯설어해. 외국에 살게 되면, 이 모든 틀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되고 싶은 사람 그대로. 스물아홉 살의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사람들은 어차피 나를 모르니까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거지. 그럼 조금은 자유로워질까?한국에서는 ‘착한’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면 사람을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 늘 착한 행동을 해야만 하고, 가끔은 듣기 싫은 소리도 묵묵히 들어야 할 때가 있어. 왜냐하면 내가 다른 행동을 했을 때 그들은 당황스러워할 테니까. 그니까 나를 좀 내버려 두는 곳으로 가고 싶어.
새로운 삶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작가: 은잎 / 방송작가
6년차 방송 작가이자, 기업 작가입니다. 삶의 권태로운 시기를 벗어나고 싶어 글을 씁니다.
본 글은 은잎 작가님께서 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 구텐탁코리아(//www.gyrocarp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