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Berlin) 미테(Mitte)에서 지난 9월 28일 세워졌던 평화의 소녀상이 10월 14일까지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되었다. 지역 구청은 철거 지시를 중단했고, 철거 여부는 행정 재판소가 결정하게 됐다.
소녀상에 세워진 지 며칠 만에 지역 구청이 철거를 요구한 사건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참고 기사 링크). 현재 추정되고 있는 바에 의하면, 소녀상 설립 직후 일본 정부에서 연방 외무부에게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으며, 그러지 않을 시 베를린과 도쿄의 자매 도시 결연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외무부는 베를린 평의회에 압력을 넣었고, 평의회는 미테 지역 구청에 신속히 문제를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소녀상 설립 요청서가 14페이지에 이르렀던 것에 비해 철거 절차는 겨우 4페이지짜리 통보로 진행됐다. 그런 까닭에 해당 철거가 너무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는 비판이 나오게 됐다. 사민당(SPD)이 먼저 해당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으며, 지역구 여당인 녹색당(Grüne)도 시장이 예술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녹색당은 강제 위안부 피해자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외에도 300여 명이 소녀상이 세워진 모아비트(Moabit) 지역 비르켄가(Birkenstrasse)에서 철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에 지역구 시장 슈테판 폰 다쎌(Stephan von Dassel)은 철거를 철회하게 됐고 행정 재판소의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그는 시간을 더 들여서 소녀상과 관련된 모두의 입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가능하다면, 일본 정부와 소녀상 설립을 추진한 코리아 협의회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고로 독일에서 소녀상이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철거되거나 대체되는 일은 흔히 벌어지고 있다(참고 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