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젊은 터키 이민 가정 출신 시장 당선
녹색당원으로도 하노버 역대 첫 시장
하노버의 새 시장은 벨리트 오나이(Belit Onay)로 38세의 젊은 터키 출신 녹색당원이다. 그는 선거 홍보지에 운동복을 입은 모습을 보이거나 인터뷰에서 모자를 쓰고 나타나는 등 젊은 이미지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정치 경력이 짧지만은 않다. 그는 법학을 공부하고 나서 5년간 녹색당에서 일해왔고, 2013년부터 니더작센(Niedersachsen)주의 주의회에서 의석을 점하고 있었다. 그래도 1946년부터 시장을 계속 선출시킨 사민당을 꺾고 녹색당원이 시장으로 등극한 것과 더불어 이민 출신으로 시장이 된 것은 하노버 역대 처음 있는 일이며 놀라운 변화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무려 53%의 지지율을 얻어냈고, 이로써 그는 독일 대도시 가운데 네 번째 녹색당원 시장이 되었다. 물론 사민당 출신이던 전임 시장이 근무 태반으로 비판이 많아 심지어 강제로 퇴진하는 사태가 있어 사민당의 지지율이 많이 낮아져 있었다. 하지만 오나이는 다른 기민당(CDU) 경쟁자도 제치고 시장이 됐다.
오나이는 1981년 고슬라(Goslar)에서 터키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한 요식업체에서 일하다 나중엔 자영업으로 요식업을 했는데, 이런 환경에서 자란 그는 자유주의적(liberal)인 무슬림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다 그는 1993년 졸링엔(Solingen)에서 화제 테러로 한 터키 여성이 살해된 일을 접하고 나서 정계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고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 의하면, 선거 운동 도중에 많은 이가 그의 출신, 특히 부모의 출신에 대해 물어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질문은 나쁜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내 이민 배경은 여기서 이익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하노버 시민 가운데 삼 분의 일은 외국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10대 가운데선 반절에 이르는 인구가 외국인이다. 그래서 그는 비록 자신의 이민 배경을 앞세워 장점으로 활용하려 들진 않았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민 배경이 있는 사람이 도시의 일상을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글귀를 올리는 등 다문화와 다양성은 그의 정책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시장이 된 그는 당장 행정팀을 꾸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독일 언론 NDR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으며, 앞으로 2030년까지 시내에 차량을 줄이고 자전거 시설과 대중 교통 시설을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 외에도 낮은 임대료의 주택과 문화 양성에도 목표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노버가 다양성의 도시가 되어 여러가지 삶의 계획을 구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