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만 명 이상이 노숙하게 됐다. 모리아 난민 캠프는 어떠한 곳이며 무슨 일이 있었을까?
터키 방면에서 오는 유럽 행 난민에게 있어서 거의 최전방의 관문이나 마찬가지인 그리스 레스보스섬에는 총 세 곳의 난민 캠프가 있으며, 그중 한 곳이 모리아 마을의 난민 캠프다. 해당 캠프는 난민이 그리스 본토를 밟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으로써 2015년 10월에 설립됐으며, 약 2,800여 명이 수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다 2016년부터 난민이 본격적으로 유럽을 향해 오면서 모리아 난민 캠프에도 점차 난민이 몰리게 됐다. 2016년 9월에만 해도 화재가 발생해서 60%의 캠프가 전소됐고, 이에 3천여 명의 난민이 근방으로 도주하는 일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2019년 10월에 이르러서 모리아엔 총 13,000여 명의 난민이 몰리게 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유엔과 난민 보호 단체, 종교 단체 등에서 난민을 속히 본토로 보내기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그리스 정부는 몇백 명 단위로 난민을 입국시켰으나 캠프의 과부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국경 없는 의사회는 2020년 초에 이르러 해당 캠프에 의사가 3명, 간호사가 8명, 산후조리원이 2명밖에 되지 않으며, 천여 명이 수도꼭지 한 개를 공유하고 있고 비누 등 기타 위생을 위한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숙박할 시설이 없어서 난민이 직접 머물 곳을 세우고, 식품이 거의 공급되지 않는 등 여러 열악한 상황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2020년 9월 초에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난민 가운데 발견됐고, 9월 8일엔 35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이에 2주간 록다운을 진행했으나, 이미 심하게 밀집된 모리아 난민 캠프에선 록다운 진행과 사회적 거리 유지가 매우 어려웠다. 이에 몇 확진자가 격리를 거부하며 시위를 벌이던 와중 화재가 발생했는데, 시속 70km의 바람을 타고 불은 난민 캠프 대부분을 전소시켰다. 이에 화재가 잡혔던 9월 9일, 12,000여 명의 난민이 머물 곳이 사라져버렸고, 유럽에서 모리아 난민을 속히 유럽 내로 받아들이자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 연방 정부는 현재까지 난민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진 않고 있다. 도시 연합(Städtebund)과 여러 연방주에서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일부 정치인도 유로 연합과의 합의를 생략하고 수천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했으나, 연방 정부는 지난 9월 11일에 고아 난민만 150여 명을 받아들이기로 하는데 그쳤다. 또한, 2천여 명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했던 연방 개발부 장관 게어드 뮐러(Gerd Müller)가 며칠 뒤 갑자기 2021년 이내로 사퇴할 것을 예고하여 정부의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다 9월 15일 수상 메르켈과 연방 내무부는 추가로 1,500여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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