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독일 이민 생활, 당신이 마라톤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

변화무쌍한 날씨의 봄이 지나가면서 달리기 좋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고, 독일 전역에서는 마라톤 대회가 한창입니다. 편한 옷과 쿠션이 좋은 운동화만 있으면 가능한 운동, 변화하는 계절까지 즐길 수 있는 달리기는 많은 사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마라톤이라 하면 무척 겁이 납니다. 그도 그럴 것이, 42.195km라니요, 100m를 달려본 기억도 까마득한데 말입니다. 그러나 각종 마라톤 대회는 21km 남짓한 하프 마라톤(Halfmarathon) 뿐 아니라, 10km 달리기 및 5km 달리기도 제공하고 있어 본인의 운동 능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합니다. 육체적인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무척 도움이 되는 마라톤,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요시카 피셔, 나는 달린다

독일 前 외무부 장관이자 부총리였던 요시카 피셔(Joschka Fischer)는 ‘나는 달린다’(Mein langer Lauf zu mir selbst)라는 달리기에 대한 책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가 어떤 마음에서 달리기를 시작했는지,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지를 그의 인생의 궤적과 함께 풀어낸 책입니다. 그 책에서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달린다. 달리기는 나에게 일종의 명상이다.” 두 발이 땅을 박차면 바람을 가르며 내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운동, 내가 움직이는 딱 그만큼 내 몸이 앞으로 가는 운동. 달리기는 무척이나 정직한 운동입니다. 각 지역이 고르게 발달한 독일에서는 지역 특유의 달리기 대회가 많이 있고, 다양한 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사람들과 함께 뛰는 기쁨을 만끽할 기회도 많습니다.

독일 주요 마라톤 대회

부상위험이 높은 추운 날씨가 지나가면 마라톤 대회가 더욱 활성화됩니다. 독일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마라톤 대회가 있고, 그 중 대도시 근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거나 특히 경관이 아름다운 대회들을 다음에 표에서 간단히 소개합니다. 이하의 표에 기재된 마라톤 대회는 극히 일부일 뿐으로, 독일 전역 뿐 아니라 가 있습니다.

일시	장소	거리(km)
2024.05.26	디첸바흐	5 / 10 / 21
2024.07.20	퓌센	10 / 21 / 42
2024.08.25	하노버	5 / 10 / 21
2024.09.01	베를린	5 / 10 / 21
2024.09.14	크레스브론(보덴제)	10 / 21 / 42
2024.10.13	뮌헨	10 / 21 / 42
2024.10.27	드레스덴	4 / 10 / 21 / 42
2025.04.06	하노버	10 / 21 / 42

대도시에서 마라톤을 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평소에는 차가 가득 차 있는 거리를 모두 막아 두고 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를 배경으로 달릴 수 있고, 평소에는 차가 다니는 뮌헨의 개선문을 사람들과 함께 달려서 통과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5km 달리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합니다.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등록할 수 있는 연령에 제한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회는 성인도 참가 가능하기 때문에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시는 분들은 5km 대회를 찾아, 등록을 시도해 보실 수 있습니다. 마라톤 등록비는 대회마다 상이하며, 10km 달리기의 경우 20~40유로, 하프 마라톤의 경우 30~50유로, 풀 마라톤의 경우 40~60유로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등록 기간별로 가격이 다르며 시간이 갈수록 금액이 오르기 때문에, 참가할 계획을 세우시면 최대한 빨리 등록을 하시는 편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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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마라톤: SportScheck Run

독일의 스포츠 용품 기업인 SportSchek이 주최하는 마라톤입니다. 해당 마라톤은 대부분 5km 달리기를 제공하고 있고, 성인도 5km 달리기 신청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달리기 초보자는 해당 마라톤으로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SportScheck Run은 등록시 티셔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티셔츠를 입고 달리는 연대감을 줘서, 초심자의 기분을 끌어올리기에 제격입니다.

일시	장소	거리(km)
2024.05.24	브레멘	5 / 10 / 21.1
2024.06.21	함부르크	7.5 / 15
2024.06.30	뮌헨	5 / 10 / 21.1
2024.07.26	쾰른	5 / 10
2024.08.31	에어푸르트	5 / 10 / 21.1
2024.09.08	라이프치히	5 / 10
2024.09.20	하노버	5 / 10
2024.09.22	드레스덴	5 / 10
2024.10.03	뉘른베르크	6 / 10 / 21.1
2024.10.18	슈투트가르트	5 / 10
2024.10.26	베를린	5 / 10 / 21.1

울트라 마라톤(Ultramarathon)

반대로 자신의 육체를 한계까지 끌어올려보고 싶은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풀 마라톤을 뛰어넘는 달리기를 원하는 분들을 위한 울트라 마라톤도 있습니다. 대회마다 전체 거리는 다양하며, 많은 울트라 마라톤에는 산길을 달리는 코스가 있어 달리기 강도는 무척 높으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일시	장소	거리(km)
2024.06.08	후줌	97
2024.06.14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70 / 87 / 111
2024.06.15	리브니츠-담가르텐	100 / 115
2024.06.22	회르셸	170
2024.10.05	로텐부르크 옵 데어 타우버	70 / 100

한국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는 많은 경우 스폰서로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등의 스포츠 용품 회사가 후원하고 이에 따라 마라톤 대회에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달리기를 위한 기능성 티셔츠나 손목 밴드 등 여러 사은품을 줍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독일에서 처음 마라톤을 등록하고는 그 소박함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달리기 기록을 위한 칩과 티셔츠에 붙이는 번호표, 동네 수영장에서 당일 사용 가능한 샤워 쿠폰, 이것이 다였습니다. 그러나 동네 맥주 회사가 후원을 하며 마라톤이 끝난 후 맥주를 무한대로 제공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독일은 독일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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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올해 5월 중순에 개최된 필자가 거주하는 도시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달리며 봄과 여름 사이의 더위와 함께 청량함을 맛봤습니다. 많은 장비 없이도 내 몸 하나를 움직여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이 단순함과 우직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회 날 처음 봤어도 함께 뛰고 있는 서로를 격려하며 결승선까지 함께 합니다. 주최측이 준비한 물을 마시며 쉬어가는 곳 외에도 독일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집 앞에 물과 과일 등을 차려놓고 달리는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음악을 연주하거나 호스를 끌어와 물을 틀어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비를 내려 주기도 합니다. 필자는 10km 달리기에 참가했고 그마저도 거의 꼴찌로 들어왔습니다만, 들어오는 순간 이름을 호명하며 aus Südkorea를 외치는 사회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울컥했습니다. 선두 주자들에게만 경탄과 환호성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주자들에게는 더 큰 격려와 박수가 있었고, 그래서 뛰느라 지친 몸과 마음에 성취감과 기쁨이 차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체력과 운동능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필자가 했다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힘차게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응원합니다.

• 작성: L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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