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혼자 살지만 처음 독일에 왔을 때에는 하우스셰어 형태의 집에 2달 정도 머물렀다. 그때가 12월, 1월이었기에 겨울의 우중충한 독일 날씨로 인하여 아침이 왔는지, 저녁이 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하루 종일 거뭇거뭇한 나날들이 이어졌고, 집에서 논문을 쓰거나 책을 읽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방이 어두우니 낮이고 밤이고 불이 켜고 생활을 하였다. 그 집의 실세인 프랑스 할머니 (독일 남편을 만나 독일에서 40여 년을 사신 그녀)는 그런 나를 붙잡고 어느 날 갑자기 설명 아닌 잔소리를 하였다.
“창문 밖의 다른 집들을 봐. 지금 낮 시간에 불을 킨 집은 하나도 없지? 낮에는 불을 켜지 않는 거야. 전기가 아까운 줄도 모르니.”
그 당시에는 책을 읽기에는 방 안의 밝기가 어두운데, 거기다 불이 꺼진 집들은 다들 일하러 갔겠지, 라며 속으로 투덜거리며 그 자리를 피한 기억이 있다.
- 작가: 몽글맹글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걸 좋아합니다. 쓰면서 정리합니다. 주로 독일에서의 일상 및 매일의 삶 속에서 언젠가 기억하고 다시 꺼내보고 싶을 작고 소중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 본 글은 몽글맹글 작가님께서 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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