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학비가 싸잖아’
‘독일은 싸서 간다던데’
‘독일 생활비 서울에서 생활하는 거랑 비슷하지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예술 치료를 공부하기 위해 처음 마음을 품은 곳은 캐나다였지만 유럽에서만 배울 수 있는 철학과 그 느낌이 좋아 유럽 그중에서도 독일로 마음을 틀었을 때 사실 조금은 안심했다. 캐나다를 준비할 때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유학 비용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들은 독립적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내게 큰 힘이 되어줄 희망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에서의 삶도 괜찮았다. 최소한의 돈 즉 10센트-50센트로만 가지고도 마트에서 빵을 구매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독일은 [der/die] Obdachlose: 노숙자들에게도 희망을 던져주는 친절한 나라였다. 블루베리와 체리를 원 없이 먹었고 아보카도와 퀴노아는 언제나 주식이 되어 식탁에 올랐다.
하지만 1년이 지나자 가지고 온 돈은 모두 바닥이 나 버렸고 부모님과의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로 인해 나는 반강제 [경제적] 독립을 시작해야만 했다.
독일어를 잘했던 나에게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내가 독일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던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면,
1. 주변의 한인식당에 전화하기
: 독일어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가장 빠르게 일자리를 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독일 유학/생활 커뮤니티 베를린 리포트를 보며 일자리가 올라오기를 자주 기다렸지만 가장 빠르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얻은 방법은 바로 ‘전화’였다.
일자리를 구하고 있고, 함께 일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그리고 정중하게 말하는 청년에게는 힘이 있다. 사람들은 도움을 받는 것보다 줄 때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사장님 몇 분 중 한 명은 그러한 간절한 요청 앞에 반드시 넘어올 확률이 높다.
2. 한글학교
: 독일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말하기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은 대도시의 한글학교 문을 두드려라. 독일에서 태어난 한국인 아이들, 한국어가 서툰 아이들, 그리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독일에 한글학교가 존재한다. 선생님으로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준비하고 공부하는 그 시간 속에서 분명한 성장이 있을 것이다. 완벽해서 선생님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노력하고, 마음 안에 사랑이 있는 선생님은 어느 곳에서든 환영받지 않을 수 없다.
3. e-bay kleinanzeige : 이베이 클라인안자이게
: 이베이에는 없는 것이 없다. 옷과 명품, 기계와 사람 모든 것이 존재하는 중고 거래 시장이다. 처음에는 쓰지 않는 물건들을 판매하기 위해 이베이 클라인안자이게를 시작했으나 우연히 사람을 구하는 공고를 보게 되었고 지원했다. 그리고 한 사진작가와 일을 시작했다. 가상공간에서 만난 그와 나는 독일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물론 나는 운이 좋았고 좋은 사람을 만났다. 하지만 대화를 하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이베이에서의 모든 거래의 기본이다.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은 많다. 고로 조심스러운 자세를 유지하며 당당하게 대화를 하다 보면 분명 나에게 맞는 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 Corona Test Zentrum: 코로나 테스트 첸트룸
: 독일은 한국과는 달리 주위 곳곳에서 schnell Test(빠른 테스트) 장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보건소 등 특정한 장소에서만 PCR 테스트를 받을 수 있지만 독일은 Lock down 상황에 따라 레스토랑 및 카페 출입이 테스트 결과로 가능하기 때문에 테스트장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깊이 들여다보면 테스트를 진행할 때의 인건비, 그리고 테스트 약, 검사 결과를 내는 Labor 등 schnell Test장은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하지만 마스크를 최대한 덜 쓰고 편안한 삶을 빨리 되찾고픈 국민들의 욕구 때문인지는 몰라도 독일 총리 Angela Merkel은 이러한 제도를 도입했다.
편리하고 안전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러한 슈넬 테스트장에는 또 다른 깊은 뜻이 숨어있다. 바로 일하는 인력을 학생들 위주로 뽑는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제한되고 Nebenjob(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 지금,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어주기 위해 독일 정부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가 바로 테스트 첸트룸이다.
minijob 구하는 사이트, 예를 들면 indeed와 같은 사이트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이름을 치고 일자리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혹은 바로 schnell Test 단어를 입력해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아래의 링크는 베를린 지역 인디드 사이트이지만 여기에서 자신의 지역을 치거나 다양한 검색을 할 수 있다.
indeed 미니잡 베를린 :
5. 시청에 문의하기
: 현재 나는 예술치료사로서 아이를 돌보고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아직 학생인 내가 전공을 살려 일을 할 수 있게 된 통로는 바로 ‘시청’이었다. 그중에서도 청소년 센터를 통해 내가 가진 장점 및 학업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샀고 치료사로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딱딱한’ 독일, ‘관료주의’가 팽배한 독일,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두드리면 문을 열어주는, 최소한 열기 위해 도와주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6. 요양원 및 유치원에 문의하기
: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조심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넘쳐난다. 특히 그중에서도 운전면허만 있다면, 혹은 없다고 해도 에너지가 넘치는 누군가는 요양원의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나날이 늘어가고, 봉사자 혹은 요양보호사는 계속해서 필요하다. 반드시 전공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치원 및 어린이들을 위한 보호 센터의 문도 두드려보길 바란다. 봉사로 시작해도 좋다. 좋은 일의 대부분은 만남에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나의 재능을 보고 누가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공해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나 또한 봉사하던 어린이 문화센터에서 알게 된 어떤 선생님을 통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게 되었다. 초등학생들의 방학마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시간을 보내는 일인데 그것은 내 삶의 큰 기쁨 중 하나가 되었다. 어쨌든, 기억해야 할 것은 어린이와 노인,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여기까지 독일 삶을 통해 도전했던 나의 팁 몇 가지를 끄적여보았다. 내 방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한번 따라 해 보고 그를 통해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게 되길 바란다. 바로 이것이 내가 원하던 것이다. 많은 유학생들이 조금 더 도전하고 조금 더 재미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더불어 금전의 풍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나누고픈 몇 가지 이야기들이 더 있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 장학금 지원하는 방법, 독일 정부에서 지원받는 방법 등이 있는데 다음 편에 계속해서 다뤄볼 것이다.
dann,
일자리 구하는 모든 청년, 어른들이 힘내길 바라며… :^)
Ich wünsche euch alles Gute!
- 작가: 물결 / 예술가
독일에서의 삶을 기록하는 예술심리치료사. 재미있게 사는 것이 좋은 사람.
- 본 글은 물결 작가님께서 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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