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 fog, Brain fog
Covid-19의 신경과적 후유증
covid-19, 호흡기계 감염증상은 물론이고 신경학적 증상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고열, 호흡곤란 등의 중증 증상이 없이 경미했던 환자들 조차도 Covid-19 감염으로 뇌가 멍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를 ‘Brain fog’ ‘Covid fog’ 라고 표현합니다. 일상 생활에 집중을 하기 어렵고 무기력하고 불안해지거나 일상 대화에서 말을 더듬거리는 증상, 마비 등의 신체 증상 등을 호소합니다.
Covid-19에서 회복된 환자의 대략 1/3가 이런 신경학적, 정신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 메디슨 병원의 연구진은 3월 5일부터 4월 6일까지 코로나 입원환자 509명 중 거의 3분의 1에서 정신착란, 혼동, 무반응 같은 뇌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뇌 증상에는 집중력 저하, 혼동감 외에도 불안과 우울감, 두통, 어지럼증, 근 위약감, 냄새나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증상까지 다양합니다. 수면 리듬도 깨지는 경우가 흔해서 학업이나 직장 업무를 예전처럼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단순 계산이 안되거나, 대화할 때 단어를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보고되었습니다.
이번 Covid-19 연구시 과거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사스나 메르스)에 대한 연구 결과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뇌 신경학적, 정신적 증상들의 원인 기전을 여러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바이러스가 뇌를 보호하는 장벽을 뚫고 침입하여 직접적인 손상을 유발한다는 것이고, 또는 바이러스로 인한 전신적인 염증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뇌 신경증상이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후자를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전신적 염증, 혈액이 끈끈해져서 유발되는 혈전증, 혈액 응고 시스템의 결함으로 뇌졸중, 독성 뇌증, 바이러스 뇌염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Covid-19 환자들의 소수에서 증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염증 반응으로 체내 자가 면역 시스템이 과활성화되면 자기 세포를 되려 공격하게 됩니다. 말초 신경을 보호하는 myelin이 공격을 당하면(demyelination) 이 때문에 따끔거리고 저리고 근 위약감을 느끼게 됩니다. 중추 신경, 뇌에 이런 현상이 생기면 부위에 따라 정신증, 기억 장애, 환시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전 신경과 과거력이 없던 환자분들에서 중증 근무력증 사례도 확인되었습니다. 중증 근무력증은 말 그대로 근육의 위약감이 주증상으로, 안구 근육, 말하는 근육, 삼키는 근육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실 Covid-19 의 신경학적 합병 증상들의 정체를 제대로 밝히기 쉽지 않습니다.
1) 중증 환자분들의 경우 기존에 신경학적 혹은 내과적 과거력 (예를 들어 초기 치매)이 있는 경우
2) Covid-19 상황 자체로 유발된 심리적 트라우마(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의 영향인데요.
후자를 설명하는 논문입니다.
“It feels like you’re drowning…you think you’re going to die” (Buxbaum, S. (2020, June 29). What is it like to recover from COVID-19 in the ICU? One patient shares their story. Utah Public Radio.)
“I did not go to sleep for three days because I was scared…I wouldn’t wake up” (Brodsky, R. (2020, April 12). Former COVID-19 patients share their stories of survival. Newsday)
죽을 것 같은 느낌, Covid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Covid에 감염되었다는 심리적 트라우마, 가족들과 떨어져 고립된 치료 생활에서 오는 우울, 불안감이 심할 것이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메르스 회복자의 42%에서 PTSD가 진단되었고, 27%는 18개월 이상 지속되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신경학적, 정신적 증상은 단지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의 전부가 아닙니다.
치료차 격리된 환경, 고립과 단절, 오랜 침대 생활, 침습적인 내과적 시술, 중환자실 치료(기관지 내 삽입, 인공 호흡, 진정 치료), 고령 등의 치료 환경도 주요한 요인이 됩니다.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으면 섬망, 혼동 증상은 흔하게 나타납니다. 치료를 받는 내내 마주했던 의료진의 얼굴과 이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허다하고요. 혼동 현상이 심하여 침대에서 낙상할 위험성이 크거나 자의로 기관지 튜브를 뽑을 위험이 커서 진정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섬망을 유발할 리스크가 있습니다. 특히 고령의 환자가 중환자실 치료를 받을 경우 80% 이상에서 섬망을 호소합니다.
병원에 입원해있을 때는 환자의 증상을 의료진이 빨리 캐치할 수 있으나, 퇴원 이후에는 겉으로 뚜렷하지 않은 신경학적 증상이 방치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냥 피곤해서, 한동안 힘들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여겨지는 거죠. 일상으로 잘 회복되는 환자분들과 신경학적 합병증을 오래 겪는 환자분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신경학적 합병증을 최소화시키려면 초기에 어떻게 해야할지, 위험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어떤 것이 있을지, 신경학적 후유증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겠습니다.
그는 "이미 체계적인 후유증 관리를 위한 재활시스템을 국가가 나서서 진행하고 있는 국가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이제라도 제대로 된 정보 축적과 공유 및 체계적인 제도 보완에 완치판정 후 5개월 반이나 지난 후에도 각종 후유증을 겪고 있는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 47번 환자 부산대 박현 교수)
퇴원 이후 후유 증상에 대한 환자들의 보고는 줄을 잇지만 정작 ‘Rehabilitation(재활)’에 대한 대안은 찾아보기 힘듧니다. 방역은 국가에서, 급성기 치료는 병원에서 담당해왔습니다. 이제는 그 이후에 대해서 주목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작가: 익명의 브레인 닥터 / 의사
말보다 글로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13년 차 신경과 의사입니다. 우연히 코로나 시대의 독일을 겪는 중입니다.
- 본 글은 익명의 브레인 닥터 작가님께서 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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