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베를린 지역의 방송사인 RBB의 책임자 파트리샤 슐레진저가 방송사의 공적 자금을 개인의 값비싼 식사 비용과 남편의 사업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슐레진저는 직책에서 해임되고 결국 이사회로부터 해고되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독일의 복잡한 공영 방송사 구조에 대해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시간에는 독일의 방송사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각자 다른 독일 지역을 점령한 서독 연합군이 만든 여러 개의 방송사로 이루어진 공영 방송사
독일에는 21개의 TV 채널과 83개의 라디오 방송 채널을 포함한 많은 수의 공영 방송사가 있으며 Rundfunkbeitrag이라는 방송 수신료를 통해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송 채널이 만들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독일 공영 방송 시스템의 역사적, 지역적 기원에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독 연합군은 각각 자신의 점령 지역에 방송사를 만들었는데 이때 만들어진 방송사가 NWDR(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SWF(독일 남서부), BR(바이에른), SDR(독일 남부), HR(헤센), RB(브레멘) 입니다. 독일은 이 방송사들에 대한 통제권을 1946년과 1950년 사이, 연합군에 의해 넘겨받았으며 이 6개의 방송사는 “독일 공영방송공동체(Arbeitsgemeinschaft der öffentlich-rechtlichen Rundfunkanstalten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이른바 ARD라고 불리는 제1 공영방송사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ARD의 진보성향 보도에 불만을 가졌던 기독교민주당(CDU)의 콘라드 아데나워(Konrad Adenauer) 수상은 연방정부가 주도로 하는 새로운 공영방송사를 창설하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데나워의 계획은 위헌으로 간주되어 무산되기도 하는 일이 있었지만 결국 1961년 제2의 독일 텔레비전(Zweites Deutsches Fernsehen)이라는 ZDF가 설립하게 되었습니다.6개 방송사의 분리 및 통합과 새로운 방송사의 영입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ARD
ARD는 창설 이후 6개의 방송사를 ARD가 전체적으로 총괄하지 않고, ARD의 의장직을 6개월마다 순환시켜 아무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6개의 각 지역 방송사에 의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ARD는 6개의 방송사를 부분적으로 분리해 수년에 걸쳐 꾸준히 확장하였습니다. NWDR은 1955년에 NDR과 WDR로 분할되었으며 1959년과 1962년에는 독일 자를란트주의 방송사인 SR(Saarländische Rundfunk)과 Deutsche Welle, 독일 전역의 라디오 방송인 Deutschlandfunk가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또한 1990년 독일 통일 후에는 ORB(Ostdeutscher Rundfunk Brandenburg)라는 새로운 공영방송사가 출범하였으며 1992년에는 구 동독지역인 작센, 튀링엔 지역을 대표하는 Mitteldeutscher Rundfunk가 설립되어 새로운 ARD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ORB는 2003년 베를린의 한 방송사와 합병하여 현재의 RBB(Rundfunk Berlin-Brandenburg)가 되었습니다.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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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채널 추가로 다양화를 추구하는 독일 방송사들
또한 독일 방송사는 전반적으로 각 방송사 내에서 틈새 채널을 지속적으로 생성하면서 다양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NDR은 뉴스 채널과 4개의 표준 라디오 채널 외에도 팝, 클래식, 청소년 및 다양한 청중을 아우르는 별도의 라디오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WDR, RBB, Radio Bremen의 세 공영 방송사는 독일의 이민자를 위한 다문화 라디오 방송국인 COSMO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습니다.방송 수신료에 관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공영 방송에 대한 신뢰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한편 독일 공영 방송사의 주 운영비인 방송 수신료에 관한 논쟁은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2020년에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 주의 주 의회는 월 86센트의 방송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독일 기자연맹 DJV의 대변인 핸드릭 조르너는 “독일의 공영 방송 자금 조달을 위한 방송 수신료 지불이 더 이상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송 수신료 논쟁에도 불구하고 독일인들의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성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마인츠 대학이 지난 5년 동안 공영 방송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를 평가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독일인의 약 70%가 공영 방송을 신뢰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작성: sugiⓒ 구텐탁코리아(//www.gyrocarp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