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학 초반 비자때문에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 다들 그렇겠지만 비자청에 가는 일은 결코 쉽지않은 일이며 까다로운 담당자를 만났다간 지역을 옮겨 다른 담당자를 만나지 않는 이상 헤어나올 수 없다.
나의 첫 독일행은 어학비자(현재의 유학준비비자)였다.
과거 어학비자는 최대 2년까지 받을 수 있었고 2년이내에 어학시험에 합격하고 대학입학 허가를 받으면 학생비자로 변경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독일로 나올 당시엔 슈페어콘토라는 것도 없이 재정보증인을 두고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그 후에 지인들을 도와주면서 보니 어학비자는 최대 1년6개월로 변경되어 어학이나 콜렉을 기간 내에 못마치고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되돌아 가는 경우도 보았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어학만을 위한 어학비자 그리고 유학을 위해 어학을 배우는 사람들을 위한 유학준비비자로 나누어져 변경되었다. 어학비자는 최대 주당18시간 이상 수업을 집중적으로 들어야 하며 기간은 최대 1년이다. 어학비자는 어학만을 위한 비자이므로 만료후 귀국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반면 유학준비비자는 독일 내 대학에 지원 가능한 조건을 갖추어야 하며 최대 2년간 받을 수 있다. 간혹 어학비자에서 유학준비비자로 변경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으니 처음부터 유학을 위해 오는 경우라면 처음 비자를 받을 때 목적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유학준비비자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위의 비자를 받기위해서는 1년치 생활비를 슈페어콘토에 넣어 두어야한다. 2021년현재 금액이 조금 올라 매달853유로*12개월 총 10236유로가 필요하다.
또 한가지 어학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학입학 허가를 받지 못했거나 입학지원 시기가 남아있어 비자가 필요한 경우 대학지원(Studienbewerbung) 비자가 따로 있다. 이 비자는 최대 기간이 9개월이다. 간혹 어학비자, 유학준비비자, 대학지원 비자를 혼용하여 잘못 받는 경우가 있으니 꼭 본인의 체류 목적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그에 맞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
나도 2년이란 시간을 어학공부에 온전히 다 보내고 더이상 기회는 없다라고 생각 할 즈음 어학에 합격해 대학에 지원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년이란 시간동안 비자를 총 4~5번은 받으러 다닌 것 같다. 막판에는 시험준비반만 등록하고 공부하던 시기라 어학원에 등록된 딱 3개월치만 비자를 주는 바람에 매번 3개월씩 비자를 연장하는 것과 시험압박이 겹쳐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기억이 난다. 반면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는 처음부터 2년치 비자를 받고 대학입학까지 한번도 비자연장을 하지 않았던 것만 보아도 얼마나 담당자에 따라 일처리 방식이 다른지 모르겠다.
카드비자가 없던 시절 스티커 비자를 여권에 붙여 다녀야했는데 여러번의 연장으로 인해 나의 여권은 두툼해져있었다. 이후에 도시를 옮겨도 나의 비자관련 제출 서류들이 너무 많아서인지 만나는 담당자마다 꼼꼼히 서류를 체크하는 덕에 비자 받기에 전문가가 다 되어버렸다.
대학에 입학하고 등록을 하자마자학생비자로 변경하였다. 유학비자는 풀타임 학업을 해야하며 계속 연장 가능하나 최대연장 기간은 10년이다.
10년이내에 학업을 마쳐야 하며 그 후에는 취업준비비자 혹은 취업이 되었다면 바로 노동비자로 변경이 가능하다.
학업을 마치치 못하고 10년이 지나면 다른방법을 찾지않는 이상 학생비자로는 더이상 체류 할 수 없다. 보통 석,박사 과정이라면 10년이내에도 가능하지만 학사과정부터 박사까지 마치기에 10년이란 시간은 긴 시간이 아니므로 본인의 학업계획을 잘 세워두고 공부해야한다.
나는 유학비자 8년이 지나고 9년차에 취업을 준비했다. 석사 학위 중이였지만 학사 학위를 독일내 대학에서 마쳤기 때문에 취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학생비자 10년이 지나도 취업을 못하였다면 취업준비비자를 받을 수는 있다.
여러곳에 지원하여 취업에 성공하고 바로 노동비자를 받게 되었다. 학업 이후 노동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학업을 마쳐야 한다. 그리고 학업과 관련된 직종으로만 취직해야 한다. 그리고 연봉 등급도 학위에 맞는지 노동청에서 평가 후 허가가 나야 최종적으로 노동비자를 받게된다.
노동비자를 받은 이후 마지막으로 영주권을 받았다. 보통 영주권은 60개월 연금을 납부한 경우에 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는 예외 상황이 몇가지 있다.
예를들면 블루카드 소지자나 전문인력(IT, 자연과학, 의학종사자)등이라면 연금 납부기간을 예외적으로 줄여준다. 그리고 또 한가지 예외 상황이 독일 학위나 아우스빌둥을 마친 경우이다. 독일 학위를 소지한 자는 2년만 연금을 납부하면 바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나는 연금 납부 24개월 후 바로 영주권 신청을 하여 어렵지 않게 영주권을 발급받고 이후 비자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다. 참고로 아내는 대학 기간 중 임신과 출산 등으로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여 학생비자기간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동반비자로 중간에 비자를 변경하였다.
그 후 육아를 위해 취업을 하지 않아 연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동반비자에서 영주권으로 변경하는 일반적인 과정을 거쳤다. 나의 연금기간이 총60개월 되었을 때 아내의 영주권 신청을 하였고 보통 영주권을 받을 때 B1어학증명과 Leben in Deutschland 시험을 봐야하지만 아내의 경우에는 대학 지원시 치뤘던 DHS 2와 연금납부 60개월 외에 다른 요구는 없었고 쉽게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정말 비자는 담당자에 따라 너무 쉽게 몇년씩 받기도 하고 억지스러운 이유로 거절되기도 하기때문에 비자를 받기 전 철저히 준비해야한다. 모든 서류는 순서대로 보기좋게 비닐파일에 넣어 준비해 가고 처음 독일에서 받는 어학 혹은 유학준비 비자라면 독일어가 서툴러도 되지만 그 이후에는 독일어가 서툴러 보이지 않도록 인터뷰에 잘 응해야 하고, 독일어가 능통한 사람과 동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글 또한 나의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지만 지금 비자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성: 모젤 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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