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전쟁의 위협이 독일에 도착한다면 어디로 대피해야 할까요. 이러한 상황을 가정하면, 우리 주변에 안전한 곳을 찾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은 독일에 전쟁과 안전이라는 테마를 급부상하게 했습니다. 과거 독일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불안감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벙커입니다. 그 당시의 벙커는 현재 어떻게 변했으며, 이 당시의 벙커가 다시 오늘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인지 알아보았습니다.
핵전쟁을 대비한 600개의 벙커, 폐쇄되거나 매각되거나
1950년대 말, 독일 연방 정부는 냉전의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혹시 모를 핵전쟁에 대비하고자 독일 전역에 대피소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총 2,000여 개의 대피소가 지어졌고, 그중 지하 벙커는 599개였습니다. 50만 명이 대피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관리가 되지 않으며 이 당시 지어진 벙커는 대부분 폐쇄되거나 폐쇄 위기에 놓였습니다. 동독에 군사와 감시 목적으로 지어진 벙커는 잘 보존된 편입니다. 하지만 서독에 지어진 벙커 대부분은 폐쇄되었습니다. 물론 1970년대에 개조되거나 보수를 한 벙커도 남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니더작센 주, 잘츠기터(Salzgitter)에 있는 지하 벙커입니다. 총 1,000명 수용 가능한 규모의 이 벙커는 3개 층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정비하며 환기 시스템과 화장실을 추가했지만, 잘츠기터 시는 매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박물관이 된 벙커, 과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방법
한편 일부 유명한 벙커는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아이펠(Eifel)의 정부 벙커입니다. 서쪽 아르(Ahr) 계곡에 위치한 곳으로 완공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총 17km의 길이를 자랑하며, 897개의 스터디룸과 936개의 숙소, 미용실까지 갖춰진 곳입니다. 긴 시간 보수 및 유지를 했지만, 2008년 200m만 남기고 모두 해체했으며, 이 공간은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베를린에는 여러 이야기가 남은 벙커들이 남아있고, 이를 관광지와 투어로 연관시킨 상품들이 있습니다. 가장 크고 보존이 잘 된 곳은 운터벨텐(Unterwelten)으로, 과거의 벙커와 현대에 필요한 대피소로서의 기능을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과거 많은 예산을 들여 지어진 벙커가 폐쇄되거나 박물관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벙커가 지어진 지 50년이 넘었고, 보수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심지어 벙커의 필수 요소인 환기 시스템부터 새로 구축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독일 연방 정부는 이를 개선하는데 최소 20억 유로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반면, 혹시 모를 전쟁이나 재난에 있어 벙커가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상황입니다.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늘어나는 민간 벙커 수요의 증가
베를린의 운터벨텐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만큼 혹시 모를 확전에 대비하고 싶은 독일인들의 불안과 걱정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개인 벙커를 구비하고 싶은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독일에서 유일하게 군사 수준의 벙커 및 대피소를 만들 수 있는 회사인 BSSD(Bunker Schutzraum Systeme Deutschland)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개인 벙커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수요는 낯설지 않습니다. 스위스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집에 개인 벙커 또는 대피소가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스위스 주택법에 의거해 주택 소유자는 비상시를 대비한 공간을 갖출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아직 이러한 법을 제정하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현재 해당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도 거의 없으며, 1제곱미터당 최대 5,300유로를 투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산 문제로 자가 조립이 가능한 보급형 모델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설치에 도움이 필요하지만, 4시간이면 조립해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철 소재의 가장 작은 모델이 15,000유로지만, 공간이 넓지 않고 머물 수 있는 시간도 1시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가장 비싼 모델 역시 총기 공격에는 방어할 수 있지만, 핵 공격은 막아낼 수 없다고 알려졌습니다.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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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은 무엇일까?
과거의 벙커가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 역할을 했지만, 현대의 전쟁이나 재난에서 지하 벙커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전쟁의 속도나 방식, 무기 등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독일은 과거보다 전쟁의 위협보다 자연재해의 위험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독일은 대피소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구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대피소에 대한 아이디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지하 지하철 시설입니다. 기본적인 편의 시설은 물론 도시 내 곳곳에 위치해 있어 현대의 대피소로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입니다. 실제로 베를린의 운터벨텐에서는 이러한 지하철과 대피소를 연계한 개념을 구현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이 없는 소규모 도시에는 적용할 수 없으며, 대규모 인원이 장기간 머무르기엔 환기 시설과 숙식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 단점입니다. 또한, 핵의 위협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유럽 내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독일 내에서도 공공 대피소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직 독일 연방 정부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2022년 연방 시민 보호 및 재난 지원 사무소가 추가 예산 기금을 마련해 대피소 강화를 하겠다고 계획만 한 상태입니다. 벙커의 나라였던 독일이 앞으로 어떤 형태의 대피소를 마련할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합니다.작성: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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