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았으니까 자가격리는 안 하겠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는 한국에서의 소중한 2주를 잃을 수 있다. 실제로 나와 간발의 차로 백신을 맞고 같은 날 입국해서 최근에 자가격리를 끝마친 친구가 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이와 같은 실수 없이 치밀하고 완벽하게 자가격리 면제를 받을 수 있을까?
1.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확보.
어린이를 돌보는 봉사를 하고 있던 나는 운이 좋게 5월 중순 1차 백신을 맞았고 정확히 6주 뒤에 2차 백신을 맞았다. 그리고 입국일인 7월 17일까지 여유롭지 않게 격리 면제 신청서를 작성한 뒤 7월 16일 오후 격리 면제서를 받을 수 있었다.
자가격리 면제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1> 2차 백신 완료 후 15일이 지난 시점에 면제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2> 그리고 입국 전 최소 2주의 시간의 간격을 두고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청 전 후로 약 4주간의 여유를 가지고 신청을 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2. 다음으로 필요한 서류는 방문 목적 증빙서류 : z.B. 가족관계 증명서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에 따르면 준비해야 서류는
<1> 여권
<2> 격리 면제서 발급 신청서
<3> 격리 면제 동의서
<4> 예방접종증명서
<5> 예방접종 증명서 진위 확인서
<6> 방문 목적 증빙서류 : 가족관계 증명서
가 있는데, 2-5번 문항은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하여 직접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방문 목적에 대한 증빙 서류는 한국 기관 혹은 민원 24를 통해 직접 준비해야 한다.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
이 모든 서류들이 스캔본으로 준비가 되면 PDF 한 파일로 묶고 제목을 ‘홍길동, 0월 00일 출발’의 형식으로 작성하여 제출하면 완료.
나의 경우에는 이메일 제출 후 1주일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애가 타는 마음에 8일 차가 되는 날 전화를 했더니 제출한 서류에 1. 아무런 문제가 없거나 2. 제목에 오타가 있으면 누락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행히 내 서류는 잘 접수되어 처리 중에 있었고 입국 24시간 전에 발급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마저도 연락이 없다면 다시 이메일이나 전화 문의를 달라고 했다.
꽤 마음 졸이며 기다렸던 자가격리 면제서는 출국 약 40시간 전에 이메일로 받았고 그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자가격리 면제서는 4부가 필요하다.
3. 마지막으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은 바로 PCR 테스트를 받는 시간이다.
이번 한국 일정에서 인생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났다. 바로 공항 Boarding 단계에서 입국 거절이 되었던 것.
다시 생각해도 꿈을 꾼 것만 같았던 순간이었다. 내가 예매했던 항공사는 Lufthansa(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이었고 PCR 검사를 2시간 일찍 받았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절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루프트한자 공식 홈페이지/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PCR 검사 결과가 나온 후 72시간 이내로 받은 결과지를 들고 탑승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출국 하루 48시간 전인 7월 15 목요일 오후에 PCR 검사 예약을 잡아두었다. 하지만 수요일 오전 함께 탑승을 하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야, 결과가 24시간 이후에 나오니까 안전하게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수요일인 오늘 받아야 해!” 친구의 다급한 목소리는 내 마음을 움직였고 나는 결국 테스트 날짜를 바꿔 그날 PCR 테스트를 받았다. 따라서 출국 약 74시간 전에 PCR테스트를 받은 것이다.
결과지는 그다음 날인 7월 15일 오후 14시에 나왔고 내 비행기 티켓은 7월 17일 오후 15시 45분이었다. 기재된 사항에 따르면 나는 약 22시간을 확보한 채 비행기 보딩 라인에 섰다. 하지만 루프트한자 보딩 라인 직원은 국제법상 7월 14일 14시에 검사를 받은 나는 2시간 일찍 받은 테스트지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허가가 되지 않는다며 매몰차게 우리의 출국을 거절했다.
우리가 읽은 안내문은(루프트한자 출입국 안내사항 및 대사관 안내문) 한글로 기재되어 있었고 그 직원은 읽을 생각도, 들을 생각도, 문제를 해결한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우리에게 “Dürfen Sie nicht einsteigen”(탑승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과 “Ihre Unterlage ist abgelaufen. Rücken Sie zur Seite”(당신의 서류는 유통기한이 지났으니 옆으로 비키세요)라는 말만 (성질을 내며) 반복했다.
루프트한자 보딩 라인에 서 있던 어느 누구도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고 사태를 인정하라는 말과 더불어 캐리어를 이동 중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친절했던 한 분의 한국인이 우리를 돕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 주었으나 아쉽게도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나는 생각보다 상황에 빨리 적응했고 한 사람의 울고 있는 독일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비행기를 놓친 한국인과 인사를 했다. (그 두 사람은 다른 이유를 출국 거절되었다.) 그렇게 우리 네 명은 이 황당한 상황 앞에 포기하지 않고 루프트한자 서비스 센터를 돌아다니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독일대사관 직원, 그리고 한국 질병관리청 직원과의 통화를 통해 알아낸 사실은 우리 잘못이 아니었다는 것. 사이트별 국가별로 통일되지 않은 불명확한 기재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었음이 밝혀졌다.
다행히도 Umbuchung (비행기 변경)은 무료로 가능했으나 숙박비는 우리가 직접 지불해야만 했다. 다음날 비행을 위한 PCR TEST비용(140유로)도 사비로 지출했다. 명백한 항공사 측의 실수로 원치 않는 일을 겪었으나 그날 밤만은 왠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새로운 인연도 즐거웠고 코로나로 인해 항공사 측에서도 재정비가 필요했으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다음날 Boarding라인에서 만난 Claudia라는 여직원과 어제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우리의 이벤트를 이미 알고 있었고 그녀에게 처음으로 “Es lag bei uns, es tut mir leid” (그것은 우리의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녀 또한 우리가 지불한 금액에 대한 부분을 지원해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인정한 그 사실을 상부에 보고해줄 것과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승낙했고 나는 모든 것이 잘 될 것만 같은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자가격리 면제서를 받은 그 후, 한국에서
- 공항에서 자가격리 앱을 설치하고 면제자는 같은 공간 다른 라인의 줄로 서서 밖으로 나간다.
- 입국한 그날, 혹은 그다음 날까지 PCR테스트를 가까운 보건소에서 받은 뒤 음성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자가격리의 시간을 가진다.
- 일주일간 아침저녁 온도와 증상을 체크하여 자가격리 앱에 기록한다.
- 작가: 물결 / 예술가
독일에서의 삶을 기록하는 예술심리치료사. 재미있게 사는 것이 좋은 사람.
- 본 글은 물결 작가님께서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 응원의 메세지나 문의를 아래 댓글창에 남겨주세요. 댓글을 남겨주시면 작가님께 메세지가 직접 전달이 됩니다.
ⓒ 구텐탁코리아(//www.gyrocarp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