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어느 날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에서 비보(?)가 날아든다. “이번엔 oo매거진이 정간했대. 사실상 폐간이지 뭐.” “A기자랑 B기자도 그만뒀대. 권고사직이래.” “이렇게 잡지 시장이 끝나는 건지, 이제 진짜 바닥인 것 같아.”
잡지는 사양산업이라느니, 종이 매체의 위기니 하는 말들이 있어왔지만, 요즘 들어 들리는 소식을 보면 이제 진짜 그 말이 실현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 내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매거진이 사실상 ‘폐간’한다는 뉴스를 듣고 한동안 헛헛한 마음을 어쩌지 못했는데, 최근에도 줄줄이 매거진들이 폐간되고 업계에서 함께 일하던 선후배 동료들이 떠난다는 소식에 마음이 불편하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 속도가 유난히 빠른 우리나라이니 누군가는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라고 혹은 정해진 수순인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종이 매체만이 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다면 나는 ‘옛날 사람’인 걸까.
그런 면에서 보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독일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물론 편리하진 않다. 처음 베를린에 와서 아날로그 방식 때문에 겪었던 불편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업무 처리는 전화나 이메일이 아닌 대부분 우편물을 통해 진행됐다. 자질구레한 공지 사항도, 관련 서류도 모두 우편으로 주고받으며 일이 진행되니 디지털화된 ‘LTE급’ 속도에 익숙해진 우리는 답답할 수밖에.
- 작가: 어나더씽킹 in Berlin/공중파 방송작가,종합매거진 피처 에디터, 경제매거진 기자, PR에이전시 콘텐츠 디렉터, 칼럼니스트, 자유기고가, 유럽통신원 활동 중, ‘운동화에 담긴 뉴발란스 이야기’ 저자
현재 베를린에 거주. 독일의 교육 방식을 접목해 초등생 남아를 키우며 아이의 행복한 미래에 대해 고민합니다.
- 본 글은 어나더씽킹 in Berlin 작가님께서 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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