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오는 9월 26일에 실시될 연방 하원 의원 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합니다. 지난 2005년에 시작해 역대 2번째로 장기 집권 중인 메르켈 총리는 최초의 타이틀이 많습니다.
최초의 여성 총리, 최연소 취임, 최초의 자연과학자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요소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경제와 사회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가 미흡하다는 비판적 의견도 많았습니다. 메르켈 총리 집권기 정책을 통해 독일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통계 자료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난민을 위한 총리
독일의 난민 수용 정책은 2012년까지 다른 유럽 국가들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또한 2011년까진 유럽 내 난민 수용 1위 국가는 프랑스였습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2012년 부터이며, 독일 내 매년 난민 신청 수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2015년 난민 위기 당시 메르켈 총리는 정부 협약을 거쳐, 오스트리아-헝가리 국경에 갇힌 난민을 대거 수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당시 빠르고 투명한 망명 절차를 진행하면서, 사회적으로는 문화적 융합을 이루지 못하고 외국인 혐오를 보이는 집단에 대한 관용 없는 태도를 보이며 처벌을 강조했습니다.
이 결정은 전 세계의 존경과 주목을 받았지만, 독일 내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ARD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0월의 지지도가 전월 대비 9% 하락한 54%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1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습니다.
에너지 전환에 앞장 선 총리
독일의 에너지 전환 과정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즉각 메르켈 총리는 원자력 발전 포기를 선언합니다. 원자력 발전량은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는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원자력 에너지 비율은 줄었지만, 인근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전기 생산 방식은 여전히 원자력이 대부분인 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너무 비싸진 전기 사용료 때문입니다. 원자력 포기 선언 당시 1킬로와트당 3.5센트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과 달리 2021년 1월 기준 1킬로와트당 31.89센트입니다.
기후 총리
메르켈 총리는 1995년 환경부 장관으로 제1차 유엔 기후변화 의회를 개최했습니다. 당시 온실가스를 국제적 합의를 통해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열린 교토 의정서에서도 감축 목표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 덕분에 취임 초기에 기후 총리라는 명성을 얻기까지 합니다. 다만, 2014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 회담에 메르켈 총리는 참여하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최근 열린 2020년 디지털 유엔 기후 정상회담에서는 기후 변화에 피해를 당한 빈곤 국가에 5억 유로를 약속하며 마지막까지 기후 총리의 역할을 다 했습니다.
사실상 징집 폐지를 유지
지난 2011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구텐베르크(Guttenberg)에 의해 의무 징집이 중단되었습니다. 이는 군인 수를 줄이기 위한 군대 개혁의 결과입니다.
대신 자발적 입대와 직업 군인으로 운영해왔습니다. 지난 10년간 징집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법적으로 폐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서 강력하게 징집을 재시행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업률 안정화
지난 2005년 메르켈 취임 당시 12%에 가까웠던 실업률은 지속해서 떨어져 코로나 시작 전 2019년에 5% 대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지난 2009년은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해 유럽도 함께 흔들리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기존 근로자를 단시간 근로자를 전환하는 조처를 하도록 했습니다.
단시간 근로로 인한 차액을 국가가 지불해, 기업의 부담을 줄였으며, 실업률도 큰 변동을 겪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펜데믹 상황으로 인한 락다운 기간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부모 수당, 현재 진행형 소수자 정책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가족 정책은 2007년 임기 첫 시즌에 진행한 부모 수당이 가장 눈에 띕니다. 또한, 아동 청소년 복지법 개선안이 필요한 부분을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최근 위탁 가정 또는 교육 기관에서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법제 강화, 장애 아동 복지 부분이 개정되었습니다.
여성과 소수자 정책은 매번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지난 2012년의 결혼한 동성애자의 조세 평등 요구와 입양권에 반대했습니다. 다시 2017년 메르켈 총리가 동성 결혼에 대한 투표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투표해서는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신 중절에 관한 법률 역시 연합의 의견 불일치로 형법 내 불법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세부적인 자문 규정에 따라 일부 허용되는 상태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입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 구텐탁코리아(//www.gyrocarp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