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중고가구를 다 팔았습니다
베를린의 평안한 중고나라
관심 있으면 연락주세요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마지막에 “If you are interested, please PM me”을 남겼는데 단번에 인기게시물에 등극하며 약 100개의 PM과 답글을 받은 적이 있다. 13만명의 멤버가 가입되어 있는 베를린의 유명한 중고거래 페이스북 커뮤니티 ‘Sell your stuff in Berlin’에서 9개의 중고가구를 내놓으며 받은 피드백이다. 내 인생 최대의 고객 인게이지먼트가 아니었을까?
880유로치 레슨
무슨 가구를 9개씩이나 팔았냐고 물으면 한숨부터 난다.
새 것이 언제나 좋은 것 만은 아니야
중고 시장이 활발한 것은 기본적으로 독일인들의 검소한 문화 탓이다. 또, 많은 외국인들이 베를린에서 새 삶에 도전하느라 일단 저렴한 중고물품으로 집을 채우며 중고마켓이 발달했으리라.
평안하지만은 않은,
안 팔릴까 걱정되던 큰 가구들도 금방 예약이 잡혀 좋았지만 가구가 현관문을 나갈 때까지 내 마음은 평안하지 못했다. 구입자가 해체와 픽업을 스스로 하는 조건이었는데 다들 해체에 꽤나 능숙 했지만 몸집 큰 가구들을 얌전히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여기서 Good luck
평안하지만은 않았지만 인도인 커플을 제외하곤 다행히 좋은 사람들만 거쳐갔다.
베를린의 중고거래 Tip
중고거래 사이트
- 페이스북 Sell your stuff Berlin: 큰 커뮤니티를 찾다가 알게 된 것이 셀유어스터프 베를린(Sell your stuff Berlin). 베를린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나 젊은 독일인들이 많아 영어로 운영되고, 중고 물품도 매시간마다 꾸준히 올라온다.
- 이베이 Kleinanzeige: 만약 Sell your stuff에 올렸는데 계속 안 팔린다면 이베이 클라인안짜이게(ebay Kleinanzeige)를 이용하면 좋다. 액세서리부터 자동차까지 카테고리가 잘 나누어져 있고, 동네로 상세 검색도 가능하다. 다만 온통 독일어인 점, 그리고 설명이 다소 짧고 무뚝뚝하다. 사진도 다들 대충 찍었는지… 꾸밈을 모르는 독일답다.
- 페이스북 독일유학생 벼룩시장: 한국인 대상 벼룩시장이라 밥솥, 전기장판 등 한국인이 사고 싶을만한 물건이 많이 올라온다.
중고물품 잘 사고 팔기
- 가격 설정: 같은 혹은 비슷한 물건의 시세를 확인하고 올리면 된다. 포장을 뜯은 그 순간부터 중고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포장만 뜯는 새거.. 그런게 어디있나요?) 기본은 원래 구입가격의 50%로 설정한다. 만약 구입한 곳에서 지금 세일을 한다면 그 세일 가격을 반영해주는 것도 센스(매장이나 온라인에서 40% 세일하면 반 값의 중고 사느니 새 것을 살 테니… 세일가를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한 정상 소비자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적어줬다. 하나하나 귀찮긴 한데 중고라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게 신뢰와 상품가치를 더 올려준다고 생각했다. 물품을 올리며 많은 연락이 오면 내가 가격을 너무 싸게 내놓은 것은 아닐까? 아까운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어짜피 시세라는 것이 있기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자.
- 사진: 중요하다!!! 중고시장에는 같은 물건이 꽤 많다. 같은 값이라면 환하고 깨끗해보이는 것을 고를테니 당연히 밝은 빛 아래, 각도를 잘 잡아 찍으면 좋겠다. 여기저기 상세사진도 미리 찍어둬서 요청하면 보내준다.
- 흠집 확인: 중고 물품에 사용감이 있는게 당연하지만 눈에 띄는 특별한 사용 흔적은 서로 꼭 미리 얘기해야 한다. 내가 팔 때에도 흠집은 꼭 확인시켜주고, 살 때에도 상세사진 요청과 흠집 여부를 묻자.
- 지불방법 확인: 독일 중고거래는 무조건 현금이다! 한국은 만나서 물건 건네 받고 보는 앞에서 모바일 뱅킹으로 송금하면 1초 만에 확인 문자가 오지만 독일은 1일 이상 걸린다. 그러니 현금 거래가 당연한데 현금을 안 뽑아왔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친절하게 집 근처 ATM기를 알려줬다.
작가: 클레어/ 에세이스트
잘 다니던 마케팅 회사를 그만두고 독일에 와서 사부작사부작 기획하고 글을 씁니다. 취미는 슈퍼마켓 신상구경, 특기는 생동감 있는 리액션 입니다.
본 글은 클레어 작가님께서 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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