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얼마 전에 유튜브를 통해 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였다. 거기에서 많은 청년들이 자신도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고 그러기에 워라벨이 좋은 회사를 취직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어떤 이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삶을 찾는 청년들도 있었다. 저녁이 있는 삶이 한국에서는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얼마 전 독일에서 함께 알고 지내던 어떤 분이 독일에서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갔는데 밤 9시에 출장지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에게 전화를 하는 일도 있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동경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 때 내가 만약에 나중에 한국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되면 난 과연 잘 적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내가 살아가는 독일에선 저녁이 있는 삶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시간 예약의 굴레
독일에 살면서 배우지 않았어도 저절로 알게 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Termin(테 어민)이라는 단어이다. 이는 우리나라 말로 시간 예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독일은 한마디로 이 테 어민… 시간 예약의 나라이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정말 많은 일들 거의 대부분이 이 시간 예약 없이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병원 진료부터 이사한 주소지 등록, 비자 발급 등 독일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며 필수적으로 필요한 일들에는 반드시 시간 예약을 먼저 해야 한다. 사실 시간 예약을 하고 업무를 처리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평범하게 이루어지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병원에 예약을 하고 찾아가고 여러 가지 일들에 시간 예약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독일에서 살아가며 조금 답답한 건 이 시간 예약이 때로 정말 어렵다는 점이다.
인내, 독일 생활의 필수 덕목
기다림… 인내는 독일을 살아가는 이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독일은 아주 많은 부분에서 일처리가 많이 더딘 편이다. 더디다는 것이 그 일이 처리되는 과정과 결과까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느리긴 하지만 업무의 처리나 그 결과는 굉장히 만족할만한 경우가 많다. 다만 우리나라의 빠른 업무처리를 경험하고 독일에 온다면 처음엔 독일의 속도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처음 유학을 나와서 집을 구하고 내 방에 인터넷을 설치하기 위해 인터넷 회사에 인터넷을 신청했는데 선을 연결하고 인터넷을 설치해주는 설치기사가 3주 후에 내 방에 온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었던 시기였기에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았고 인터넷이 없는 생활은 정말 많이 불편했는데 인터넷이 설치되는 데에 3주의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고 경험했을 땐 정말 충격이었다.
나는 처음 독일에 나올 때 부모님께 이제 독일에 들어가서 유학을 하면 거기서 일을 하며 살면서 살 거다 라고 말했다. 그만큼 나는 독일에 나오기 이전부터 독일에서의 삶을 생각했고 지금은 계획했던 대로 독일에 자동차 회사를 다니며 독일에 살아가고 있다. 이미 나오기 이전부터 독일에 살아갈 생각을 했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여러 가지 단점에도 난 독일에서의 삶이 좋다.
- 작가: Eins / 아우디 회사원
직접 경험한 독일에서의 유학생활과 직장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는 중입니다. 독일 브랜드의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 독일로 와서 독일 자동차 회사에서 꿈꾸듯 살아가는 중
- 본 글은 Eins 작가님께서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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