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데이터에 따르면 독일인의 주식 소유 비율은 전체 국가 중 가장 낮습니다. 독일인의 6%만이 주식을 소유하고 있고, 펀드형 주식까지 합친다면 약 14%입니다.
왜 그럴까요? 왜 독일인들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주식에 대환 관심이 낮을까요?
먼저 과거로 돌아가보면, 독일은 이미 1889년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앞선 사회보장 제도를 통한 연금 제도를 도입한 나라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서 독일 시민들은 은퇴 후에 연금을 통해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인들은 지난 수십 년간 전체 수입의 50% 이상을 월세 비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주식까지 눈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또한 독일에서는 생명보험과 회사에서 추가로 지원해주는 연급 보장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렇게 회사에서 제공하는 추가 연금 프로그램은 현재 약 1,700만건의 기존 계약 건들이 있으며, 이는 독일 정규직 직원 5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90년대 이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연금제도를 운영하던 독일은 노동인구 감소,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연금이 점점 부족해지는 일이 시작되었고,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추가 연금 프로그램을 런칭합니다. 하지만 모든 시민이 아닌, 자발적으로 추가 저축을 하면 정부에서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는 방식의 사설 연금 프로그램을 런칭합니다. 이를테면 리스턴 렌터(Riester Rente) 혹은 Rürup Rente와 같은 상품들입니다.
이 사설 연금 프로그램 모두 투자를 위한 주식펀드를 사용하며 민감 보험회사에서 관리합니다. 하지만 원금은 100% 보장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독일은 공적 연금 및 사설 연금을 통해서 은퇴 후에 대한 걱정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합니다.
독일인들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적은 또 다른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트라우마입니다.
90년대 중반 독일의 많은 기업들이 민영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Deutsche Telekom은 유명인들이 „T-Aktie“ (도이치 텔레콤 주식)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도이치 텔레콤의 주식은 큰 인기를 얻어서 28.50DM(14,50EUR)에서 시작해서 몇 번의 상승 끝에 2001년에는 103EUR 까지 가치가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전체 가치는 340억 유로 이상이었으며, 오늘날까지 가장 큰 투자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터지고, 도이치 텔레콤의 비지니스 전략 실패로 인해서 103EUR의 주식은 곤두박질 쳐 8.15EUR 까지 떨어집니다. 이 기록적이고 잔인한 하락은 독일인들에게는 지금까지도 집단적 트라우마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많은 독일 사람들이 돈을 잃고, 많은 사람들은 무리한 투자로 인해서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을 진행 중에 있으며, 현재는 약 17,000명의 집단 소송이 프랑크푸르트 고등 법원에 올라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 모든 일들을 놓고 봤을 때, 저의 관점에서 독일인이 주식에 관심이 많지 않는 이유는 이 3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공적, 사적 연금 제도를 통해서 아직은 은퇴 후 큰 문제가 없으므로 주식 투자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
- 독일 최초의 주식 붐, 그리고 대형 투자 실패 사례가 독일인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고,
- 독일인들의 특성상 위험이 있는 고수익 투자 보다는 원금이 보장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원금 보장형 투자에 더 큰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글쓴이: 김정빈 (Tim Hanstein) / 독일 입양인 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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