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11살이 되었다. 어린이날 선물 받는 나이로는 약간 어색한 듯 하지만, 선물은 언제든지 좋은 거니까! 그리고 6학년 13살까지는 어린이라고 불러줄 것이다.
어떤 선물을 줘야 좋을까…. 소비놀이가 모두의 무의식 중에 스며들어있는 요즘에 특별한 날이라고 동참하고 싶지는 않다.
11년째 쓰고 있던 전자렌지가 5개월 전부터 스위치가 안눌린다. 혹시 어느날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여전히 자리를 내어주고 있었고, 5개월동안 없이 살아보면서 우리에게 전자렌지는 없어도 된다는 결론을 냈다. 이제 “이제 진짜 버린다!” 마음을 먹은 참이였다.
그런데 왠지 그냥 버리기가 아까운 것이다.
전자제품의 속을 뜯어보는 일이 그 얼마나 흔하지 않은 재미있고 궁금한 일인가!
그래서 5월 5일까지 잘 간직하고 있다가 어린이날 선물로 마당에 꺼내놓았다.
다만, 기회를 주고 가만히 내버려 두는 시간이 필요하다.
- 작가: 이연재/기획자
독일과 한국에서 놀이터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쉬고 노는 곳을 연구합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 본 글은 이연재 작가님께서 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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